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비굴하지 않게 감각적으로 표현한 소설이다. 주인공 나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소설은 나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피아노와 연결시켜 이야기를 진행한다.
피아노는 엄마가 만두가게를 하면서 나에게 사준 선물이다.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선물이었고 남들만큼은 산다는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아빠의 빚보증으로 집이 망했을 때도 피아노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엄마는 나에게 피아노를 딸려 언니가 사는 반지하방으로 보냈다. 그러나 반지하방에 자리 잡은 피아노는 소리를 낼 수 없고 곰팡이와 빗물로 망가져 갔다. 나와 피아노가 머문 반지하방은 현실을 살아가는 곳이며 고단하고 피곤한 상황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 소설은 젊은이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를 폭우로 잠겨가는 반지하방에 비유한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을 말한다. 나는 방이 잠겨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피오노를 친다. 물에 잠겨 망가져버릴 피아노를 지금이 아니면 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들었다. 이는 불안하고 두려운 현실에서도 도도한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다.
청년들의 고단한 삶 도도한 생활 줄거리
엄마는 힘겹게 만두 가게를 꾸려서 약간의 돈이 생기자 둘째 딸인 나에게 피아노를 사준다. 남들 사는 것 만큼 살아 보고자 엄마의 생각이었다. 사실, 피아노는 만두 가게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에게 특별한 음악적 재능이 없었다. 엄마는 그저 내가 피아노 치는 모습이 좋았다. 피아노는 잠시 현실을 잊게 해주는 그런 장치인 것 같았다.
엄마는 아빠의 빚보증으로 가게가 망하게된 상황에서도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성인이 되고 언니가 사는 서울 반지하방으로 거처를 옮긴다. 엄마는 나에게 피아노를 가져갈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반지하방은 곰팡이가 피아노 소리에 맞춰 춤을 출 지경이었다. 나는 피아노가 망가질까 봐 걱정되었다. 피아노는 엄마가 만두 수천 개를 팔아 얻은 보물 같은 존재였다.
그런 피아노를 이젠 칠 수 없었다. 주인집 남자는 집공사로 항상 소음을 만들면서 나에게는 피아노로 소음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나는 주인남자에게 곰팡이 가득한 벽지에 대해 불만을 말했지만 그는 모른 척했다.
언니와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서울 생활을 버티고 피아노는 습기과 곰팡이로 망가져 갔다.
어느 날 폭우로 반지하방에 물이 차오르고 벽면은 검은 곰팡이가 빗물에 흘러내렸다. 나는 언니에게 서둘러 전화했다. 언니는 걸레로 닦으면 괜찮다고 말했다. 나는 피아노를 걱정하며 마른 수건을 단단히 둘러놓았다. 나는 방까지 들어온 빗물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빗물은 무릎까지 차올랐다.
수천 개의 만두가 공기 방울처럼 떠올랐다 사라졌다. 언니의 꿈, 아버지의 바람, 나의 희망도 모두 톡톡 터져버렸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다. 나는 곧 못쓰게 될 피아노를 치기로 결심한다. 검은 비가 출렁이는 반지하에서 피아노가 쓸모없어지기 전에 피아노를 쳐야 했다. 나는 피아노를 치지 말라는 집주인의 말을 어기고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나의 도도한 생활을 지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