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사랑이야기 좁은문 줄거리
제롬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가정교사 애슈브르트롱 양과 함께 살았다. 여름이면 르아브로마을에 사는 뷔콜랭 외삼촌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외삼촌에게는 알리사, 줄리에트, 로베르라는 세 자녀가 있었다. 알리사는 제롬보다 두 살 많으며 진지하고 생각이 많은 성격이다. 줄리에트는 한 살 어리며 굉장히 밝고 쾌활하다. 로베르는 이중 가장 어린 동생이다. 그들은 즐거운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 년 후, 부활절 방학을 보내고 르아브르에 있는 플랑티에 이모댁에 갔다. 이모댁은 외삼촌 댁과 언덕 하나를 둔 가까운 곳에 있었다. 문득 제롬은 알리사가 생각나서 외삼촌을 방문한다. 중위 복장을 한 젊은이가 외숙모와 줄리에트, 로베르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묘한 분위기가 풍기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알리사만 자기 방에서 울고 있었다. 어머니의 정숙하지 못한 행실에 괴로워하며 슬퍼했다. 며칠 후, 외숙모는 중위와 함께 사라졌다.
위로 겸 제롬은 다시 르아브로를 가게 되고, 교회에서 알리사를 만난다. 목사님은 좁은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라는 주제로 설교하셨다. 생명을 이끄는 좁은 문을 찾는 이가 드물다는 내용이었다. 제롬은 이기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어 알리사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결심한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심장병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는 알리사와 제롬의 미래를 축복해 주며 숨을 거두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제롬은 이모댁에서 지내며 알리사를 자주 찾아간다. 제롬은 평소 편하게 대화를 나누던 줄리에트에게 알리사에 대한 사랑을 털어놓는다. 갑자기 줄리에트 표정이 어두워진다. 줄리에트는 제롬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삼각관계를 파악한 알리사는 황급히 집안으로 가버린다. 하지만 제롬은 알리사를 향한 마음에 의심을 만들고 싶지 않아 약혼을 청한다. 동생을 걱정하던 알리사는 거절한다. 그러면서도 제롬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낸다.
불안과 초초함을 못 이겨 주말에 절친 아벨과 외삼촌댁을 방문한다. 그런데 아벨이 줄리에트에게 반한다. 언니를 생각하던 줄리에트는 테시에르라는 남자에게 청혼을 받고 서둘려 결혼식을 올리고자 한다. 알리사 역시 동생을 걱정하며 제롬에게 정신적 사랑을 요구하며 지금처럼 편지를 오가며 얼굴 보고 살자고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고 제롬과 아벨은 이모댁에 가게된다. 아벨은 줄리에트에게 사랑고백을 계획하지만 줄리에트가 먼저 제롬에게 고백을 해버린다. 줄리에트는 제롬을 사랑했기에 결혼 전 다시 한번 제롬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알리사는 동생을 위해 사랑을 양보하며 희생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삼각관계에 아벨은 충격을 받는다. 줄리에트는 제롬이 언니 알리사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촌스러워 보이는 반대머리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줄리에트는 원치 않는 마음이었는지 쓰러져 병을 얻고 만다. 한동안 줄리에트 병 때문에 알리사를 만나지 못한다. 단지 사랑 편지만 오갈 뿐이다. 알리사는 줄리에트가 테시에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혼인을 미루려고 애쓴다. 하지만 줄리에트는 약혼을 서두른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봄이 되었다. 테시에르의 정성어린 행동에 두 여자는 감동받는다. 줄리에트는 테시에르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알리사는 사랑의 편지를 다시 보낸다. 둘은 그 뒤로도 계속 편지를 주고받는다.
제롬은 군대를 가게 된다. 일 년 가까이 편지를 오가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런데 제대가 가까워지자 알라사의 편지가 이상해진다. 불안과 초초함이 가득한 편지만 보내게 된다.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걱정은 현실이 되어 진짜로 만난 그들은 굉장히 어색했다. 그리고 안 보이는 벽에 눌려 점점 멀어진다. 알리사는 낯선 사람으로 변해갔다. 제롬은 잃어버린 행복과 불행해진 원인이 알리사의 정신세계에 있다며 간절히 설명하지만 알리사는 이미 신의 경지에 이르러 인간세상의 사랑을 터득한 후였다. 그녀는 제롬이 환상 속의 인물을 사랑하고 있다며 타이른다. 제롬은 결국 화를 내며 그녀 곁을 떠나 버렸다. 그리고 미련 없이 그녀를 떠나며 아테네 프랑스 학교에 입학해 버린다.
삼 년 뒤 알리사를 다시 만나게 된다. 알리사는 무척 야위고 핼쑥해졌다. 알라사는 자신의 자수정 십자가 목걸이를 선물하며 좋은 사람과 결혼하여 딸을 낳아 주라고 한다. 알 수 없는 그녀의 마음에 질려버린다. 하지만 알라사는 완전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터득했다며 좁은 문으로 걸어간다. 제롬은 절망감에 싸여 눈물을 흘린다.
한 달이 못되어 줄리에트에게 편지가 온다. 알리사는 제롬과 헤어지고 혼자 파리로 떠나 어느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제롬은 유산으로 알리사의 일기를 전해 받는다. 일기에는 알리사의 마음이 솔직히 적혀 있었다. 제롬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어머니가 낳은 수치심이 자꾸 생각나서 불안하고 비참해한다. 여전히 제롬을 사랑하지만 그를 향한 마음이 생길 때마다 알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에 괴로워한다. 알리사는 온갖 고뇌속에서 갈등하며 주님을 만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제롬은 알리사가 죽은 지 십 년이 지난 후 줄리에트를 만난다. 알리사의 가구들로 꾸며져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추억에 젖어 침묵에 잠긴다. 끝.
바꿀 수 없는 결말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좁은문은 종교적으로 말하는 부귀영화와 희락을 꿈꾸지 않는 금욕적인 삶을 말한다. 당시 시대적 배경은 천교도적 율법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특히 여성에게 금욕주의를 강요하고 있었다. 여자가 지켜야 하는 삶을 지겹도록 강조하였다.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는 사랑만이 마치 여자가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라고 가르친 것이다. 하지만 작가 앙드레 지드는 자신이 배우며 겪었던 종교적 신념을 깨고 싶었다. 후대에게 지나친 종교적 의무에서 벗어나는 삶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알리사는 여전히 제롬을 사랑하고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종교가 금욕적인 사랑을 요구했기 때문에 소극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롬을 높여주기 위해 자신이 희생하고 덕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한다는 강박에 시갈려야 했다. 반면 줄리에트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행복을 쟁취하는 이기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율법에 얽매여 고행의 길을 걷지 말고 자연과 어울리며 자유롭게 믿음을 배워가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좁은 문은 사랑의 닫힌문이었던 같다.
노벨평화상 받은 작품 해석
이 작품은 보통 연인들이 나누는 달콤한 사랑표현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반면 신에게 바치는 사랑 역시 경이롭고 신성하게 표현했다. 좁은 문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제롬과 그의 외사촌 누나 알리사의 금욕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을 표현하였다. 앙드레 지드는 지나친 신앙심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진실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감성과 정교한 심리 표사가 매우 매력적이며 편한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제롬과 알리사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바탕이지만 지드는 지나친 신앙심이 만든 비극을 치밀하게 생생하게 묘사했다. 현실의 사랑을 억누르고 거부하면서 허무하게 사라져 가는 알리사를 통해 비인간적인 희생의 허무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알리사는 자신 때문에 제롬의 영혼이 타락할까봐 걱정한다. 종교적 신앙심으로 제롬을 구원하기 위해 사랑의 감정을 통제한다. 알리사는 현실적인 사랑을 포기하고, 신의 범위에 들어가고자 좁은 문을 선택한 것이다.
앙드레 지드는 프랑스 파리에서 법을 가르치는 교수인 아버지와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드는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엄격한 종교적 규율을 강조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지드의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사촌 누나 마들렌은 그의 첫사랑이자 예술적 영감을 주는 평생의 동반자이다. 마들렌과 결혼 후 1896년 라로크 자치구의 시장으로 당선되었고, 1893년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도덕적, 종교적 구속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작품활동을 펼쳤다. 자유로운 삶을 통해 좁은문과 전원교향곡을 발표하였다. 새로운 발상과 신선한 해석, 예리한 비평으로 194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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