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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김호연의 나의 돈키호테 줄거리

by 책보는좀비 2024. 9. 11.

나의 돈키호테 VS 라만차 돈키호테 

불편한 편의점 작가 김호연 님의 작품 나의 돈키호테! 기다리던 신간이 나왔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느낌이 풍긴다. 진짜다. 나의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처럼 무작정 황당하거나 어이없이 웃기거나 씁쓸한 여운이 크지는 않지만 무거운 주제를 직접적이면서 쉽고 편하게 만들었다.
 
사회 문제의 불편함과 부당함을 읽는 사람에게 명령하듯 가르치지 않고 함께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나의 공을 남이 가로채는 일은 많지만 내가 약하다고 침묵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돈키호테를 예로 들며 현실과 비교해주니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이해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랑 나의 돈키호테랑 연결시켜 읽으니깐 왜 돈키호테가 괴짜가 되었는지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즐거운 소설이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돈키호테 아저씨를 찾아서 줄거리 요약 결말

[도시탐험대] 프로그램을 성공리에 마친 서른 살 외주 프로덕션 피디 진솔은 영악하지 못했다. 나의 공을 회사 소속 메인피디와 대표가 가져갔다. 불운과 불행을 안고 대전으로 내려왔다. 대전은 초등5학년 중학 3학년까지 짧게 살았지만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낸 곳이며, 엄마가 있는 곳이다. 
 
학창 시절을 즐겁게 만들어준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건물을 찾는다. 1층이 카페로 바뀌어있었다. 그곳에서 비디오가게 주인이었던 돈 아저씨(장영수)의 아들 한빈을 만난다. 한빈은 나대기 좋아하는 시끄러운 성격이다. 한빈에게 돈아저씨(장영수) 안부를 묻는데 아저씨가 잠수 탔다. 
 
실업자가 된 진솔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 예전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지하실을 스튜디오 삼는다. 책과 영화를 소개하며 돈아저씨를 찾는 콘텐츠를 계획한다. 한빈 아빠가 돈아저씨가 된 이유는 아저씨가 돈키호테 책을 필사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돈키호테 책을 좋아하셨다. 
 
한빈의 어머니를 통해 아저씨의 학창 시절 절친을 찾게 된다. 친구 권영훈은 사무장이 되어 있었다. 친구를 통해 돈아저씨가 80년 군사 독재 정권과 싸운 운동권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동권 출신 학생들은 제대로 된 직장 구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치계, 국회의원 사무실 보좌관에 시도하고, 다음엔 언론계, 진보 성향의 신문이나 잡지 문화계 출판이나 영화에 시도하고, 마지막이 학원계에서 일한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처음 듣는 이야기었다. 불공평한 대우이다. 범죄자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 외쳤는데 이런 대우를 받다니 그 시대에 안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 근무지는 전진 학원이었다. 같이 근무했던 김 선생을 만난다. 돈아저씨가 근무했던 전진학원의 배원장은 돈만 생각하는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사람이었다. 당연히 정의를 외치는 돈아저씨랑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어떤 학생이 있었는데 학생 아버지는 마트에서 배달 일하시고, 어머니는 건물 청소하는데 원장이 사교육에 돈을 쏟아붓게 만든 것이다. 
 
다음 근무지는 벽해 출판사이다. 이 쯤되면 느낌이 올 것이다. 돈아저씨는 또 부조리와 부당함에 맞서 싸웠을 것이다. 벽해 출판사에 같이 근무했던 번역가 김승아 씨를 만난다. 김승아 씨의 노력으로 3개월간 번역한 책을 방송인이자 명문대 철학과 교수인 한호석이 낚아챘다. 이 사실을 알고 돈아저씨는 몸싸움과 함께 정정을 요구했다.
 
다음 근무지는 화니필름(영화사)이었다. 같이 근무했던 민주영 피디를 만난다. 아저씨는 분노의 법정이라는 시나리오를 썼는데 정치판과 사법부에 대한 도발적인 내용이었다. 당연히 대표 석명환은 작품 진행 의지가 없었다. 정권이 무서웠던 것이다. 그래서 아저씨는 여기도 그만 둔다.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문제들이었다. 이런 내용을 다루는 책을 보면 금방 잠든다. 나는 보통 정치와 경제 책을 읽으면 한달이 걸린다. 왜냐하면 고구마 먹은 것 같이 답답한 현실인데 사이다가 없으니깐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의 돈키호테는 주인공 진솔이 이야기를 끌고가면서 덮을 만하면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아마도 다음 작품은 더 무겁고 어둡고 칙칙한 사회문제를 깊이 파고들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 무겁고 숨 막히는 내용은 별론데...불편한 편의점이 하늘땅만큼 감동이었다.
 
진솔은 아저씨가 필사한 돈키호테를 보며 아저씨의 흔적을 찾는다. 결국 아저씨를 찾지만 그 과정에서 진솔은 또 치사하고 치열한 생존경쟁구조의 양심 없는 만행을 겪는다. 꼭 이런 부류의 사람들 있더라. 절묘한 타이밍에 낚아 채가는 사람들. 
 
그리고 돈아저씨는 돈키호테를 넘어 세르반테스를 향해 도전하며 끝난다. 아저씨의 오랜 꿈 아저씨 다운 책을 출판한다. 감동은 불편한 편의점만큼은 아니다. 왜냐면 주제가 사회 비리니깐! 이 책을 읽으며 치졸한 사회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