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불편한 편의점, 나미야 잡화점 같은 비슷한 분위기가 풍긴다. 수수께끼가 얽혀 있는 이야기,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가족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청년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뭔가 어설픈 중고 상점을 개업했다. 가사사기가 중고상점을 계획하며 히구라시를 끌여들였다. 중고품을 사들여 히구라시의 예술적 감각을 더해 재탄생된 중고품을 파는 것이다. 장사수환은 꽝이다.
히구라시는 마음이 따뜻하고 정직하고 여리다. 불쌍한 사람을 지나치지 못해서 손해보는 장사를 한다. 싸구려 물건을 싸게 사 오지 못하고, 재탄생한 물건을 비싸게 팔지도 못한다. 형편이 항상 어렵다. 그래서 아침에도 계란밥, 저녁에도 계란 프라이 밥이다.
가사사기는 본업에는 관심이 없고, 탐정 놀이에 빠져 있다. 제대로 푼 사건은 없다. 그리고 이 중고상점은 의문의 사건들이 얽혀 있다. 뉴스에 나올듯한 끔찍한 사건이 아니고 그냥 일상에서 있을법한 감정이 섞인 오해의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새 모양 청동상이 중고 상점에 들어왔다. 그리고 며칠 뒤, 청동상 밑부분이 불에 탄 흔적과 함께 상점 구석에 버려져 있었다. 누군가 상점에 침입해 불을 태운 흔적을 남은 것이다. 그 후로 어린아이가 상점을 찾아와 상점을 살핀다. 새 모양 청동상은 청동회사 사람인 신지 씨가 도로 사간다.
가사사기는 엉털이 추리를 펼치고 뒤처리와 수습은 히구라시가 맡는다. 가사사기는 청동상 장인의 유언장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추리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청동상 사장인 남편이 죽고 시어머니한테 구박 받던 며느리 스미에는 잠깐 한눈을 판다. 그 증거 사진이 새 모양 청동상 배 안에 들어있었다. 며느리는 증거 인멸을, 신지 씨는 스미에를 협박하기 위해 청동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히구라시가 깔끔하게 해결한다. 명탐정 코난에서 코난이 사건을 마무리 하는 것처럼 말이다.
히구라시와 가사사기는 목공소에 살림살이 중고품을 배달 간다. 신목에 칼집과 협박글이 세겨져 있었다. 가사사기는 또 엉털이 추리를 펼친다. 정식 제자가 된 사치코의 갈등이 그려져 있다. 목공소 장인이 꿈이었지만 꿈을 향해 걷는 길은 꽃길이 아니었다. 고행의 길이었다. 사치코가 목공소를 떠나기 위해 벌인 자작극을 히구라시가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깔끔하게 정리한다.
중고 상점에는 특별한 손님이 있다. 히구라시와 가사사기의 어린 친구이자, 가사사기의 추리 능력을 절대적으로 믿는 나미이다. 나미를 만난 사연을 들려준다. 나미네 집에서 고급 가구를 사가라고 연락이 온다. 고급 가구를 싸게 매입해서 돌아오는데 나미가 짐칸에 숨어 따라온다. 나미의 아버지는 사업이 망해 집을 나가고, 어머니는 화를 자주 내고 차가운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나미네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고양이를 훔쳐갔다. 이틀 후 고양이는 다시 돌아왔다.
가사사기는 히구라시가 짜논 판에 맞혀 엉털이 추리를 펼친다. 나미네 집에는 메기가 있었는데 메기 종이 캐츠였다. 범인은 고양이가 귀중품을 가지고 있는 줄 알고 고양이를 데려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항 속을 살피며 결혼반지를 건진다. 그 결혼반지는 부부가 가난한 시절 나미가 결혼반지라며 선물한 장난감 반지였다. 나미의 어머니는 결혼반지를 보며 남편이 다녀간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이 사건 역시 히구라시가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 진실을 깨우치게 만들며 마무리 짓는다.
마지막 이야기는 오호지 주지스님과 양아들 소친 이야기이다. 오호지 주지 수님은 누구도 사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협박식으로 중고상점에 넘는 사람이었다.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나미는 절에서 키우는 귤을 따먹으러 간다. 눈이 많이 내려 절에서 하룻밤 묵게 된다. 새벽녁, 도둑이 들어 주지스님이 아끼는 보물 럭비공 저금통이 훔쳐 깨버린다.
가사사기는 또 엉뚱한 추리를 펼친다. 양아들 소친이 저금통을 깨버렸다는 것이다. 럭비공 저금통은 주지스님의 젊은 날 아내와의 추억이 든 유품이었다. 소친은 가사시기의 추리에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범인을 잡으면서 오해는 풀어진다. 진짜 아들이 아니라서 불안하고 서운했던 소친의 속마음이 울음과 함께 터져 나온다. 스님은 비로소 알게 된 양아들의 진짜 마음을 듣고 접목한 귤나무 이야기를 해주며 아들이 된 사연을 들려준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정말 정말 재밌는 이야기이다.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서로의 안부를 물고 위로하고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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