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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원미동 사람들 [찻집여자],[방울새] 줄거리 독후감

by 책보는좀비 2024. 6. 21.

여덟 번째 이야기 [찻집여자] 줄거리 - 찻집여자와 행복사진관 엄 씨의 스캔들

지난 가을 찻집 여자가 원미동으로 이사 왔다. 인삼차 한잔에 천 원씩 파는 한강인삼 찻집. 밥에는 술을 파는 곳. 원미동 여자들은 모두 그 여자를 싫어한다. 한강인삼찻집이 문을 열자마자 동네 여자들은 남편들을 단속했다.

 

그녀는 찰랑거리는 긴 머리로 멀리 봐도 처녀같은 얼굴이다. 그녀가 행복 사진관으로 증명사진을 찍으러 온다. 엄 씨는 사진기 렌즈를 통해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살핀다. 그녀는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기 위해 증명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등록증 뒷면의 너절한 주소란이 보기 싫었던 거다. 여러 개의 주소는 실패하고 떠나고 또 실패하고 떠나고를 반복한 그녀의 삶을 말해준다. 그녀는 원미동 23통이 마지막 주소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주민등록증을 갱신하고 싶었다.

 

엄 씨는 한때 렌즈 속 세상을 찾아 예술 혼을 불태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정을 이루고 렌즈 속 세상을 포기했다. 세 번째 딸을 낳고 자식들을 위한 삶만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는 더 이상 예전의 여자가 아니다. 짧은 파마머리, 제멋대로의 화장 솜씨, 늙지도 젊지도 않은 모호한 나이, 꿈이란 걸 모르는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행복사진관은 아내의 동생이 선생님으로 다니는 샛별 유치원 행사 사진비용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찻집여자는 가진 돈 다 털어 세를 얻고 찻집을 열었다. 서울에는 그녀의 오빠와 동생이 있지만 돈을 뜯어가는 관계로 특별히 연락은 하지 않는다. 그녀가 술집을 전전하는 동안 가족들은 살 기회를 얻었다. 그녀가 30살이 넘자 더이상 뜯어갈 사람도 없었다. 가족이 더 무섭네!

 

찻집여자와 엄씨는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다. 어느 날, 손님이 없을 것 같다며 일찍 문을 닫겠다는 그녀의 말에 이끌려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쓸쓸하고 추운 방. 원래 서울미용실과 인삼찻집 가게는 방이 딸려있지 않았다. 전에 살던 분식가게가 보일러도 없는 협소한 방을 만들어놓고 떠났다. 그래서 오로지 전기장판에 의지해야 한다.

그들은 술을 마셨다. 방이 협소한 탓에 몸이 붙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술에 취해 기울어지는 여자의 어깨를 안았을 때 엄 씨는 마음이 아팠다. 야윈 몸, 서른 해가 넘도록 험난한 세월의 흔적들이었다. 엄 씨는 그녀를 품에 안고 긴 머리칼을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

 

눈치 빠른 미용실 경자의 입소문으로 스캔들은 온 동네로 퍼졌다. 소문은 엄씨의 아내 귀에 들어간다. 아내가 찻집으로 찾아와 한바탕 난리가 난다.

 

저녁 7시 넘은 시간, 엄씨는 미안한 마음에 찻집에 들린다. 둘은 택시를 타고 광장으로 나간다. 추운 겨울, 그녀는 홑겹 가을 코트를 입고 있었다. 변변한 옷 한 벌 없었다. 겨울 외투 하나 갖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마지막 만찬으로 비빔밥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를 탄다. 그녀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중간에 내려 헤어지지고 한다. 하지만 엄씨는 그녀가 걷던 길을 따라 걷는다. 엄 씨는 그녀를 따라 찻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몸을 떨더니 전기장판 코드부터 꽂았다. 방이 바깥보다 더 추운 것 같다. 엄 씨는 담요자락을 여자의 등에 덮어주었다. 담요째 여자를 껴안았다.

 

여자는 엄지 엄마가 여기를 떠나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떠날 곳도 없다며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고 엄 씨에게 집으로 가라고 재촉한다.

 

다음날, 엄씨의 아내는 쌀쌀했다. 지물포 주 씨와 부동산 박 씨가 찾아왔다. 온 동네 소문이 다 났다며 그녀가 떠나도록 설득해 보라고 말한다. 엄 씨는 고개를 떨군다. 행복사진관 간판을 본다. 복이란 글자에서 ㄱ받침이 사라지고 행보사진관으로 바뀌어있었다. 날아가버린 ㄱ받침은 다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일곱번째 이야기 [방울새] 줄거리 - 경주엄마와 친구 윤희 이야기

어린 딸 경주와 경주 엄마 그리고 친구 윤희는 아들 성구를 데리고 동물원 구경에 나선다. 경주엄마와 윤희는 남편이 없다. 경주 엄마는 남편의 아버지가 남겨준 한옥의 월세로 살아간다. 남편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한마음으로 나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미쳐 사회주의를 외치다 감옥에 갇혔다. 그러다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윤희는 중매쟁이의 거짓말에 속아 전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상습 거짓말, 낭비벽, 습관성 도박에 빠져 있었다. 결국, 짧은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였다. 이혼 후 어린 아들을 키우며 삼계탕 식당을 개업했다.

 

동물원의 여러 동물들을 구경하다 조류원으로 들어간다. 방울새를 본다. 이름과 달리 잿빛 털을 가진 평범한 새였다. 동굴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방울새를 경주 아빠와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한다. 경주 엄마는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