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은 6.25 전쟁 이후, 서울 해방촌(후암동)을 배경으로 철호네 가족의 비참한 삶을 보여주면서 전쟁전후 사회의 빈곤과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전쟁 직후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끝없이 묻고 고민한다.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암담한 현실과 전쟁으로 파멸해 가는 인간상, 내면을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오발탄은 잘못 발사된 총알을 말한다. 철호는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조물주의 오발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가난한 삶일지라도 양심을 택했다.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면 잘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물직적 이익을 쫓으며 비열하고 비겁하게 사는 자들의 것이었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삶의 방향을 잃고,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인생이었다.
철호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성격으로 양심적인 계리사 사무실 서기였다. 철호 일가는 고향에서는 제법 잘 살았다. 그러나 6.25 전쟁 이후 월남한 철호 일가는 피란민으로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전쟁충격으로 실성한 어머니, 만삭의 아내, 영양실조 걸린 어린 딸, 제대한 동생 영호, 미군 접대부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 철호는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가 무거웠다.
어느 날, 철호와 영호는 물질을 쫓는 속물적인 삶과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양심적인 삶을 놓고 논쟁을 벌인다. 영호는 양심과 성실을 추구하는 철호의 생각을 비하한다. 며칠 후, 영호는 권총으로 은행을 노리다 경찰에 잡혀 경찰서에 갇히게 된다. 동생을 면회하고 아내가 입원한 병원으로 간다. 아내는 출산 도중 사망한다. 거듭된 충격으로 철호는 암담했다.
삶이 버거웠다. 철호는 거리를 배회하다 치과를 보게 된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앓던 치아를 모두 뽑아버린다. 암담한 현실과 절망스런 처치를 비관하며 갈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맨다. 결국 정신 나간 어머니처럼 가자를 반복하며 기억이 흐릿해진다. 자신의 삶을 조물주의 오발탄이라 비유하며 소설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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