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한 작품 줄거리
돈으로 얽힌 복잡한 인간관계
아버지 표도르와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어머니의 유산을 두고 아버지와 신경전을 벌인다. 표도르는 드미트리가 방탕하게 살며 그동안 가져간 돈이 많다고 어머니의 유산을 주지 않겠다고 고집부린다. 이 문제로 드미트리는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인 둘째 동생 이반을 부른다.
위대한 성직자 조시마 장로가 있는 수도원에서 가족모임을 한다. 표도르는 드미트리가 불쌍한 퇴역대위의 수염을 잡아끌어 모욕을 줬다며 아들의 막돼먹은 성질을 고자질한다. 막장드라마! 부자간에 치열한 다툼!
갑자기 조시마 장로는 마지막 기운을 다해 드미트리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몹시 늙은 조시마 장로는 죽음이 가까워 있었다. 장로는 예언자처럼 앞으로 겪을 드미트리의 수난을 잠깐 본 것이다. 장로는 알렉세이에게 수도원을 떠나 가족의 곁으로 가서 행복하게 살라고 부탁한다. 수도원 안에서 기도만 하지 말고, 세상에 나가 실천하는 종교인이 되라고 가르친다.
드미트리는 그루센카와 술 마시고 방탕하게 놀다가 약혼녀 카테리나가 심부름시킨 삼천루블까지 탕진한다. 그래서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드미트리는 표도르 집 근처에서 잠복하며 삼천루블을 받아낼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막내 동생 알렉세이에게 약혼녀 카테리나와의 이별통지를 부탁한다.
한편, 표도르는 그루센카를 기다린다. 자신의 아들을 유혹하고 거지로 만들면 삼천루블을 주겠다고 계약했었다. 표도르는 그루센카가 오기만을 밤마다 기다린다.
하인 스메르자코프는 드미트리에게 이상한 정보를 흘린다. 표도르가 이반을 체르마쉬냐에 있는 숲 벌목권을 핑계로 심부름 보낸 사이 그루센카와 밀회를 즐길 거라고 알려주며, 드미트리 마음에 불을 지핀다.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 - 체면을 위해 불행을 참는다.
알렉세이는 카테리나 집에 찾아가고 그루센카와 삼자대면한다. 카테리나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드미트리에게 돈을 빌린 적이 있었다. 하룻밤을 보내는 대신 돈을 주겠다는 모욕적인 제안을 받아들인 순간, 자존심은 산산이 무너졌다. 그런 일은 없었지만 상처 난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았고, 사랑하지도 않는 드미트리와 약혼함으로써 상처를 감추려 했다. 자신은 좀 더 고결하고 희생적인 존재라고 착각하며 품위를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드미트리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알렉세이는 호홀라코바 부인의 딸 리즈한테 연애편지를 받고 부인 집으로 가는 길에 퇴역 대위의 아들 일루샤를 만난다. 비록 가난하지만 자존심만은 강했던 일루샤는 알렉세이의 손가락을 피가 나도록 문다. 드미트리한테 모욕당한 아버지의 앙갚음을 대신 복수해 준다.
카테리나는 드미트리를 대신해 퇴역대위에게 보상금을 준비한다. 이를 알렉세이가 전달하지만 퇴역대위는 받지 않는다. 그 돈이면 아픈 아내와 딸을 치료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도 갈 수 있지만 자신의 명예와 체면 때문에 받지 않는다.
이반은 알렉세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스메르자고프를 만난다. 그는 간질 발작을 한 사흘 할 것 같다고 예고한다. 그리고 표도르와 그루센카가 만나게 되면 드미트리는 분노에 가득 차 아버지를 죽일거라고 말하며 뭔가를 암시한다. 이반은 모스크바로 떠나고, 집안에 남겨진 표도르는 스메르자고프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그루센카는 5년 전 자신을 버린 남자에게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기 위해 드미트리를 가지고 놀았다. 버림받았던 5년 동안 느꼈던 슬픔과 모욕감을 다른 남자를 통해 아닌 척하고 싶었다. 그녀는 결국 다시 돌아온 폴란드장교에게 달려간다.
그것도 모르고 드미트리는 그루센카와 함께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는 사람들을 다 찾아가 사정했지만 소용없었다. 드미트리는 사라진 그루센카를 찾아 미친 듯이 찾아다닌다.
결국 표도르 집까지 간다. 드미트리는 하인 그리고리의 인기척에 도망치려 담을 넘는 순간, 그리고리에게 잡힌다. 드미트리는 하인을 때리고 도망친다. 기절한 그리고리는 피가 났지만 죽지는 않았다. 옷에 피가 묻은 것도 모르고 드미트리는 그루센카를 찾아 하녀의 집을 찾아간다. 첫사랑 장교를 따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실감을 느낀 드미트리는 돈을 구하기 위해 담보 잡혔던 총을 찾으러 간다. 마지막으로 그루센카를 만나고 세상을 뜰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때, 표도르가 죽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드미트리는 그루센카를 찾아온다. 그루센카의 첫사랑은 어색한 가발을 쓴 꼰대가 되어있었다. 카드놀이마저 눈속임을 쓰는 저질이었다. 그때 자신의 행복을 빌어주는 드미트리의 진심을 알고 사랑을 깨닫는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아버지의 살인범으로 검거된다. 드미트리는 그동안의 일들을 털어놓는다. 새로운 범인 스메르자코프가 선상에 올라온다. 드미트리는 두 달 동안 감옥에서 거듭난다.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지만 그동안 인생을 헛되게 산 죗값을 치르기로 결심한다.
이반은 드미트리를 탈출시키려고 애쓴다. 이반은 집으로 가서 스메르자고프를 만난다. 스메르자고프는 이반의 하수인이며 열렬한 팬으로서 도왔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사라진 돈 삼천루블을 주며 사건의 진실을 고백한다. 이반은 이 사건에 대해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했다며 자신을 사주한 것은 이반이라고 말하고 저세상으로 가버린다.
충격을 받은 이반은 그날부터 신경성 열병에 시달린다. 재판날, 이반은 증인으로 나오고, 사라진 돈은 스메르자고프가 가지고 있었다며 내민다. 그리고 자신이 스메르자고프에게 살인을 시켰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이반을 사랑했던 카테리나는 그가 정신착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범인은 드미트리라고 반박한다. 이반 편을 들며 드미트리를 맹비난하기 시작한다. 결국, 드미트리는 유죄를 선고받는다. 카테리나는 증오와 애증의 증인이었다.
이반은 정신병으로 쓰러져 카테리나 집에서 간호를 받는다. 드미트리는 그루센카와 함께 탈출하지 못할 것이다. 카테리나의 복수극이었다. 그동안 나를 개무시했던 드미트리 너도 한번 당해봐라 이건가?
카테리나는 면회 온다. 드미트리는 카테리나에게 무례하게 대했던 행동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카테리나가 용서를 빈다. 그러면서 끝까지 자신을 사랑해 주라고 부탁한다. 알 수 없는 여자의 마음!
그루센카 역시 면회 온다. 두 여자 역시 서로에게 용서를 빈다. 드미트리는 진리를 위해 시베리아 유배를 받아들인다. 이 소설은 일루샤의 장례식으로 마무리된다.
약하고 어린 일루샤는 가난하고 무능력한 아버지의 명예를 존중했고, 아버지의 치욕 때문에 혼자 반전체와 싸우기도 했다. 알렉세이는 그런 일루샤를 기억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자고 약속한다. 세상에 찌들어 잔인하고 냉소적인 사람이 될지라도 맑고 순수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기억하며 바르고 성실하게 살자고 약속한다. 일루 샤처럼 관대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자고 약속한다.
알렉세이는 사람은 어린아이와 같이 약해서 사회 전체에 저항하지 못하고 순응하며 살지만 일루샤처럼 용기 있게 맞서자고 아이들과 다짐한다. 무기력한 어른들 속에서 아이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서로 생각하고 용서한다. 체면 차리기 바쁜 기성세대는 무너지고 비록 약하지만 맑고 순수한 어린이들로 마무리 짓으며 새로운 미래를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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