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양 남산아래 묵적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주인공 허생 역시 바람만 불어도 무너질 것 같은 집에 사는 가난한 양반이다. 아내의 삯바느질로 겨우 끼니를 먹고 살았다. 이런 가난에도 허생은 꿈쩍 않고 언제나 글만 읽는다. 아내는 글만 읽는다고 돈이 나오냐며 잔소리를 하지만 허생은 할 줄 아는 것이 글밖에 없다며 대꾸하지만 아내의 말에 기분이 상해 밖으로 나가버린다.
허생은 한양에서 제일가는 부자 변씨를 찾아간다. 그에게 만 냥을 빌려달라고 한다. 변씨는 이유도 묻지 않고 흔쾌히 대답한다. 허생의 당당한 눈빛과 물욕이 없어 보이는 풍모에 선뜻 빌려 준 것이다.
만 냥을 얻은 허생은 안성으로 내려가 시장에서 대추, 밤, 감, 배, 귤등의 과일을 모두 사들였다. 정해진 값의 두 배를 주고 사서 곳간에 저장해 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의 과일은 모두 바닥나고 말았다. 사람들은 잔치나 제사(허례허식)를 지내려고 해도 과일을 구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과일 장수들이 열배의 값을 주고 다시 사가는 일이 벌어졌다.
허생은 겨우 만냥으로 조선의 경제가 흔들리는 점에 탄식한다. 허생은 다시 칼, 호미, 무명, 솜 등을 모두 사들여 제주도로 갔다. 이 물건들을 제주도에서 판 다음에 말총을 모조리 사들였다. 말총은 망건을 만드는 재료이며, 망건은 상투를 튼 남자들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싸맬 때 쓰는 것이다. 얼마 후, 망건값이 열배로 뛰었다. 허생은 망건을 팔고 많은 돈을 벌었다.
어느 날, 허생은 바닷가로 나가 뱃사공에게 빈섬이 있냐고 물어본다. 빈 섬은 좁았지만 땅이 기름지고 물맛이 좋았다. 이 무렵, 변산지방에는 큰 도둑떼가 있었다. 허생은 군사들 때문에 깊은 산속에 숨어 사는 도둑떼를 찾아간다. 그리고 돈과 농사지을 땅을 줄테니 도둑질을 그만두고 빈섬으로 가서 살자고 한다. 허생은 일년 동안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도둑들은 같이 살 아내와 소 한 마리씩 준비해 온다. 그들은 빈섬으로 간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빈섬은 삼년동안 먹을 양식을 저장해 놓고 나머지는 일본의 섬 장기도에 가져다가 팔았다. 은 백만 냥을 벌었다. 몇 년 후, 허생은 글을 아는 사람들은 화를 만든다며, 그들을 데리고 섬을 떠난다.
육지로 돌아온 허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진 돈을 나눠주고 남은 십만냥을 변 씨에게 갚는다. 변 씨는 허생의 위풍당당함에 반해 뒤를 따라 간 후, 큰돈을 벌게 된 사연을 듣는다.
조선은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지 않기 때문에 큰돈을 가지고 있으면 한가지 물건을 죄다 사 모을 수 있었다. 물건을 독차지해 값을 올려 큰돈을 벌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방법은 백성을 못살게 하고,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 알려준다.
며칠 뒤, 변씨와 친한 어영대장 이완이 허생을 찾아온다. 이완은 병자호란때 당한 복수를 하고자 인재를 모으는 중이라며 인재 추천을 부탁한다. 하지만 허생은 1. 임금이 직접 인사오기(부국강병을 위한 인재등용). 2. 명나라에 왕실과 귀족의 딸 시집보내기(치욕을 씻기 위한 명나라 후예와의 결탁), 3. 청나라와 잦은 왕래를 위해 국경을 튼 후, 사대부 자식들을 청나라로 공부 보내 청나라 벼슬도 얻고 호걸도 사귀게 만들기(유학과 무역). 세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사대부였던 이완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허생은 실천은 하지 않고 말뿐(의미없는 북벌론만 말하는 무능한 사대부)이라며 칼을 들고 불같이 화를 낸다. 도망친 이완은 며칠 뒤 다시 찾아왔지만 허생은 이사가고 없었다.
매점매석과 독점으로 흔들리는 조선의 경제
허생전은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조선 사회의 모순을 풍자하였다. 권위가 내세우는 무능했던 양반 허생은 상업을 통해 가난, 교통과 유통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물건을 편리하게 쓰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넉넉하게 마련하여 백성의 생활을 좋아지게 만들고 싶었다(이용후생). 그래서 농업뿐만 아니라 상업 역시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청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여 경제생활을 향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빈 섬을 통해 이상향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족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운 농경사회로 백성들이 안정된 삶을 산다. 글을 아는 사람을 데리고 떠난 것을 보아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구분없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빈섬을 통해 지배층의 무능과 부도덕으로 양민이 도둑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이용후생의 부재에 비판하고 있다.
허생이 사라지는 열린 결말
미완의 열린 결말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는 허생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암시하며, 허생의 이인다운 풍모를 강고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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