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원 이광수는 무정을 통해 계몽의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봉건 의식을 역설하였다. 작가는 동양의 유교적 관습에 취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민족을 깨우고, 서양의 새로운 교육을 받아들이며 계몽과 민족적 자각을 불러일으켰다. 무정은 민족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방황하던 지식인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였다.
서울 경성학교 영어 교사인 이형식은 김장로의 부탁으로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는 딸 김선형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김장로는 예수를 믿는 양반으로 미국을 다녀 온 재산가였다. 김장로의 부인은 원래 평양 기생이었지만 전처가 죽자 본처가 되었다. 형식은 선형과 그녀의 가난한 친구 순애의 가정교사가 된다. 순애는 고아였다. 형식은 순애의 처지가 남 같지 않았다.
8년 만에 형식에게 박영채(19살)가 찾아온다. 영채는 옛 은사 박진사(박은진)의 딸이다. 영채는 형식에게 지난 이야기와 박진사의 죽음을 알린다. 박진사는 사재를 털어 선생님을 초빙하고 학비를 부담하며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쳤다. 일찍 부모를 여윈 형식도 박진사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박진사는 영채(10살)를 신식학교에 보내며 공부를 가르쳤다. 그렇게 7년을 여러 학생들을 양성하고 보니 남는 재산이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떠나고, 나이 많은 제자 홍모가 박진사를 돕겠다며 동네 부자를 칼로 찌르고 재산을 훔쳤다. 홍모가 잡히고, 박진사와 두아들은 공모 협의로 끌려갔다. 홍모는 사형당하고, 박진사와 두 아들은 15년 종신형을 받는다. 박진사는 애국활동(교육)을 한 죄로 투옥된 것이다. 영채는 외가에 맡겨진다.
영채는 외가에서 온갖 구박받으며 살았다. 영채는 남장하고 집을 나와 나쁜 사람들에게 온갖 조롱과 치욕을 겪고 기생으로 팔려간다. 영채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기생으로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박진사는 영채의 소식을 듣고 감옥에서 자결한다. 아버지와 오빠들이 죽은 후 영채는 7년 동안 형식을 생각하며 버텼다.
경성학교에서는 투쟁이 일어났다. 3,4학년들이 단체 퇴학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배학감이 학교 경영을 독재하며 기생집을 드나들며 품위를 잃었다. 학감은 학교의 주인 김남작에게 아부를 떠는 인물이었다.
영채는 경성학교 배학감과 이사장 아들 김현수에 의해 강제로 순결을 잃게 된다. 그녀는 대동강에 몸을 던져 죽기로 작정하고 유서를 남긴 채 평양행 기차를 탄다. 형식은 영채를 잃은 절망과 기생을 따라다니는 선생이라는 오명을 얻고 학교를 사직한다. 김장로는 형식을 사위로 맞고 싶다고 제안한다. 형식은 영채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갈등과 죄책감에 고민했다. 친구 신우선은 형식에게 영채를 잊고 선형과 약혼하라고 설득한다.
형식은 선형과 약혼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기로 한다. 평양행 기차에 몸을 실었던 영채는 우연히 일본 유학중이던 신여성 김병욱을 만난다. 병욱은 영채에게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라고 충고한다. 봉건적 가치관에 따라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살라며 용기를 준다. 병욱과 영채는 친구가 되어 서로의 고전과 현대 지식을 나눈다. 이일을 계기로 영채는 죽음 대신 일본 유학을 선택한다.
선형은 부모의 의도대로 약혼을 하지만 형식의 기생 이야기를 듣고 후회한다. 형식의 재산, 지식, 외모는 선형에 비해 떨어졌다. 형식과 병욱은 친구였다. 형식은 병욱의 편지를 받고 선형의 생각을 묻는다. 형식은 선형에게 자유연애사상을 깨우치게 만든다.
그들은 나란히 한 기차에 오르고 모두 만난다. 그들은 낙동강이 흐르는 수해마을에 잠시 멈춘다. 그들은 임산부를 돕는다. 그들은 대합실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수재민을 돕는다. 서로 얽힌 과거가 풀어지고 오해가 풀린다. 그들은 훗날 고국에 돌아와 조선의 일꾼이 될 것을 다짐한다.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운 것이 아니다. 무정했던 세상은 평생 무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세상을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부유하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