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 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헬레스폰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세스토스와 아비도스라는 도시가 있었다. 세스토스에 살고 있는 헤로는 아프로디테를 섬기는 여사제였다. 그녀에게 아비도스에 사는 레안드로스가 찾아온다. 둘은 첫눈에 사랑을 느꼈다. 레안드로스는 헤로에게 사랑고백을 한다. 헤로는 사제의 신분을 버리고 평범한 여인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두운 밤, 헤로는 레안드로스를 생각하며 컴컴한 바다를 바라본다. 레안드로스 역시 헤로를 생각하며 바닷가를 걷고 있는데 헤로가 들고 있는 불빛을 보고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다. 두 사람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레안드로스가 길을 잃지 않도록 밝혀주는 헤로의 불빛을 보고 밤마다 바다를 헤엄쳐 오겠다고 약속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만나러 오겠다고 다짐한다. 아침이 되면 헤어지고, 밤이 되면 다시 만나는 날들이 계속된다.
헤로는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 종일 레안드로스만 생각한다. 신전 일에는 소홀해졌다. 헤로는 자신이 사제라는 사실에 슬퍼하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안타까워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어두운 밤, 헤로는 서둘러 탑 위로 올라가 횃불을 밝힌다. 헤로의 마음은 불안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횃불을 꺼뜨렸다. 깜짝 놀란 헤로는 다시 불을 붙여보려 했지만 거센 바람 때문에 횃불은 계속 꺼졌다. 밤새 탑에서 서성이던 헤로는 너무 지친 나머지 잠깐 잠이 들었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뜬 헤로는 바닷가로 밀려온 레안드로스의 시신을 보게 된다. 바다를 헤엄쳐 오다 횃불이 꺼지자 길을 잃고 죽음을 맞이 한 것이다. 헤로는 슬퍼하며 탑 위로 올라가 뛰어내린다. 이룰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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