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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한문 수필 설 경설 이옥설 차마설 뜻 해석 주제

by 책보는좀비 2025. 5. 12.

설은 교훈을 주는 전래동화(옛날이야기)를 말한다. 예화를 들어 이야기를 제시한 후 작가의 의견과 주제를 알리는 구성을 취한다.

경설 - 이규보 [거울에 관한 이야기] 

거사(작가의 허구적 대리인)가 거울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먼지가 끼어서 흐릿하다. 한 나그네(인습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는 거사에게 물었다. "거울은 얼굴을 비추어 보는 물건(실용적 의미) 혹은 군자가 맑은 것을 취하는 것(유교적 고정관념, 수양의 목적)인데 거사의 거울은 때가 묻어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거울을 비춰보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거사는 대답했다. "얼굴이 잘생긴 사람은 맑은 거울을 좋아하겠지만, 얼굴이 못생긴 사람은 맑은 거울을 싫어한다. 세상에는 잘생긴 사람은 적고 못생긴 사람은 많기 때문에 흐린 채 두는 것이요. 못난 점을 보고 거울을 깨버릴 바에야 흐린 채로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사람은 장점은 내세우고 단점을 감추려 하는 법이지요.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보다 부족한 사람이 많으니 흐린 채 두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단 단점에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다오.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대하는 것이 좋다오.]

 

먼지로 흐린것은 겉뿐이지 거울의 맑은 바탕은 그냥 남아 있을 겁니다.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맙시다. 사람의 단점(약점)까지 포용하기 위해 흐린 거울을 쓴다오.]

 

나그네는 거사에게 설득당하고 아무 대답도 없었다. 

[경설]은 거울을 통해 사물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통찰력과 삶에 대한 관조(관찰)적 자세와 현실 풍자를 주제 삼았다. [경설]은 거사와 나그네의 대화 형식을 취하며 거울이라는 사물을 통해 올바른 삶의 자세를 상징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옥설 - 이규보 [집을 고친 이야기]

행랑채(문간채, 대문간 곁에 있는 집채)가 낡아서 세 칸이 무너지고 떨어져 망가졌었다. 나는 오랫동안 미루다가 이번에 모두 수리하였다. 그런데 두 칸은 이전 장마에 비가 샌지 오래된지 알면서도 미루고 미루며 망설였더니 나무가 다 썩어 수리비가 많이 들었다. 

 

사람의 몸(삶의 이치)도 마찬가지이다. 잘못을 알면서도 바로 고치지 않는다면 못 쓰게 되는 것과 같다. 뿐만 아니라 정치(나라를 다스리는 방법)도 이와 같다. 탐관오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고통스럽고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후에 바로 잡으려면 이미 썩어버린 나무처럼 늦은 것이다. 그러니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어찌 바로 고치지 않겠는가?

 

집을 고친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확대 적용하였다. 경험(이야기, 유추)을 통해 위정자들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옥설은 비가 새는 행랑채, 사람의 잘못, 백성을 좀먹는 무리같이 비슷한 점을 근거로 하여 주장을 이끌어내는 유추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작가는 이옥설을 통해 잘못을 미리 알고 고쳐나가는 자세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였다.

차마설 - 이곡- [말을 빌려 탄 이야기]

내가 집이 가난해서 말이 없으니 말을 빌려 탔다. 여위고 둔하여 걸음이 느린 말을 타면 조심스럽게 타야 해서 불안하지만 말에서 떨어질 위험은 없다. 반대로 잘 달리는 준마를 타면 시원하고 의기양양하게 달릴 수 있지만 말에서 떨어질 위험이 높아 근심이다. 

 

빌려서 사용할때도 마음이 편하지 않는데 직접 소유하다면 혹시 망가질까 하는 걱정되어 마음이 몹시 불안할 것이다. 과연 진정한 소유가 있을까? 임금은 백성으로부터 빌린 것이고, 신하는 임금으로 빌린 것이고, 아들은 아비로부터, 어미는 지아비로부터, 하인은 상전으로부터 힘과 권세를 빌린 것이다. 빌린 것을 가지고 자기 소유라고 고집하고 반성할 줄 모르니 어찌 미혹(어리석은) 한 일인가?

 

그러다가도 빌린것이 도로 돌아갈 수 있다. 맹자가 말하길 남의 것을 빌려 쓰고 돌려주지 아니한들 자기 것은 되지 않는다. 작가는 소유물은 모두 다 빌린 것이므로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차마설을 지어 뜻을 넓히고자 한다. 

 

[차마설]은 말을 빌려 탄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다. 사물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 소유라 믿는 것들은 모두 빌린 것이라는 이치를 밝힌다. 작가는 인간은 소유에 대한 바른 깨달음(올바른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