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신문왕이 설총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자 설총이 교훈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설총은 꽃들의 이야기를 통해 왕에게 바른 도리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부귀에 안주하는 무리들을 가까이 두지 말라고 충언한다. 신문왕은 설총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이 이야기를 글로 남겨 후세 임금들이 경계하도록 만든다.
이 설화에서 백두옹은 설총을 대변하는 인물로 충신을 상징한다. 자신의 의도를 직접 말하지 않고 다른 대상을 빗대어 돌려 말하는 방식을 우언, 우의라고 한다. 꽃을 의인화하여 인간 세상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이런 표현은 새로운 문학적 표현 방식으로 고려 중기에 등장한 가전 문학(조선 중기) 임제의 화사와 같은 의인화 소설에 영향을 주었다.
화양계의 배경 설화 줄거리
어느 여름 비도 개고 시원한 바람도 부는 날 신문왕은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설총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한다. 설총은 옛날 이야기 하듯 [화양계]를 들려준다.
화왕(모란:꽃 중의 왕)은 따뜻한 봄날 가장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탐스러운 꽃들은 하나 둘 모란 앞에 모여들었다. 그중 붉은 얼굴에 탐스러운 옷을 입은 장미가 화왕에게 아뢰었다. 장미는 백설의 모래사장을 밟고 맑은 바다를 보며 자유롭고 편안하게 자랐으며 향기 또한 매력적이라며 자신을 받아주길 바란다.
이때 베옷을 입은 검소한 할미꽃이 나와 공손히 머리를 굽히며 말한다. 할미꽃은 넓은 들판과 우뚝 솟은 산 경치를 의지하며 살았으며 고결한 성품을 지녔다. 할미꽃은 화왕의 좌우에 있는 신하는 고량(기름진 반찬)과 향기로운 차와 술처럼 기분 좋게 만들기도 하고 금석(매우 단단한 돌)의 극약(치명적인 약)같이 독을 제거(해독제) 하기도 해야 한다. 비록 사마(명주실, 최고 최선책)가 있어도 관괴(풀이름, 차선책)도 같이 두어야 한다.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화왕은 어떤 신하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자 할미꽃(백두옹)이 다시 한번 말한다. 임금 된 자로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두지 않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가 드물다. 인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임금 때문에 맹자는 불우한 인생을 마쳤고, 풍당(중국 한나라 인재)은 낭관(낮은 관직)으로 묻혀 머리가 백달이 되었다.
이 말을 들은 화왕은 외관만 보고 판단했던 경솔함을 깨닫고 마침내 잘못했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왕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후세 임금들을 경계하는 말로 삼게 하겠다고 말하며 설총에게 높은 벼슬을 주었다.
장미와 할미꽃(백두옹)의 원관념
장미는 간사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말하며 백두옹은 바른 소리로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람을 말한다. 백두옹은 임금이 스스로의 총명함에 대해 생각해 보길 요구한 후, 장미를 택하려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조한다. 장미도 신하로 두지만 간신을 멀리하고 충신을 가까이 두라는 주장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맹자와 풍당 같은 고사를 인용했으며 임금의 인재 등용 방식을 비판, 풍자하였다. 임금에게 질문을 제시하면서 결국 임금의 마음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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