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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눈길 줄거리 요약 독후감

by 책보는좀비 2025. 2. 18.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형의 주벽으로 집이 몰락했다. 형이 일으킨 문제를 수습하니라 집과 살림살이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더 이상 가족은 함께 살 수 없는 처지가 된다.

 

나(아들)는 시내에서 학교를 다녔다. 아들이 잠깐 집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는 집이 넘어간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집주인에게 사정한다. 이불과 옷만 챙겨 우리집인척 연기했다. 하룻밤을 보내고 어머니는 아들을 배웅하러 정거장으로 나간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 위에 어머니와 아들 발자국이 찍힌다. 아들이 떠나고 어머니는 발자국이 찍힌 눈길을 보며 홀로 마을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가난때문에 나에게 부모 노릇하지 못했고, 나는 자수성가하며 자식 노릇을 못한 채 살아왔다. 어머니에게 나를 돌보지 않았기에 나는 빚 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나는 오랜만에 고향 집에 왔지만 궁색하고 허름한 살림을 보니 정 떨어진다. 나는 어머니와 엮이고 싶지 않아 내일 아침에 올라가겠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아쉬워 하는 얼굴빛을 보이지만 곧 체념한다.아내는 이런 분위기를 눈치챘다. 어릴적 상처로 이 상황을 피하고 싶어하는 나의 마을을 알고 있었다. 

 

마을에는 지붕 개량 사업으로 대부분의 집이 지붕을 고쳤다. 어머니도 집을 고치고 싶다는 소망을 비치며 돈이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나는 외면한다. 나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아내는 어머니에게 옛집과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를 묻는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옛집에서 어머니와 마지막 밤을 보냈던 날을 떠올린다.

나는 어머니가 아내에게 내가 떠난 뒤 홀로 눈길을 되돌아 오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된다. 내가 힘들었던 것처럼 어머니도 힘들었음을 눈치 챈 아내는 나를 깨우지만 모른척 한다. 어머니는 집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과 자식을 돌보지 못한 미안함, 자신의 삶에 대한 한스러움에 마을로 돌아 올 수 없었다고 말한다. 나는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깨닫고 죄책감에 눈물을 흘린다. 

 

가난으로 생겼던 오해가 풀어지고 가족간에 관계를 회복하는 소설이었다. 작가는 가족간의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줄, 연, 서편제를 보면 말이다. 가족간에 말못한 사정과 아픔이 있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연민이 가득하고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애절함이 느껴진다. 

 

제목을 왜 눈길이라 했을까 생각해봤다. 새벽녘 아무도 밟지 않는 새하얀 눈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어머니와 아들은 둘이 걸었다. 원망이 섞여 있지만 그래도 둘이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세상살이를 둘이 걸었지만 이제 어머니는 홀로 남겨졌다. 눈길은 어머니와 아들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을 헤쳐나가야하는 고난과 시련이었다. 

 

해피엔딩의 여운을 남기며 가족관계가 회복된다는 결말을 암시하는 소설이었다. 연, 줄에 비하면 그나마 해피엔딩.